본문 바로가기

∗ Riting

참회록, 윤동주

반응형
 
 

 

- 사진 출처 : Unsplash, @selfim-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바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_참회록, 윤동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