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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민미레터 괜찮아,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 보는 풍경들도 좋았어. 손가락 사이로 비치는 햇빛, 파르르 흔들리며 뒤로 멀어지는 나무들, 파도처럼 넘실대는 들판, 따라오던 구름까지. 널 생각하며 가던 길의 풍경들까지 모두 너였어. 그 모든 것들이 내겐, 너와 함께 한 추억으로 기억 될 거야. _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민미레터 더보기
- 다 내려놓고 싶은 날, 허성욱 - (+)가끔은 쉬어도 괘찮아. 적당한 조명 아래 적당한 음악 소리. 적당히 달달한 커피 한 잔에 적당히 보고픈 마음. 어느 적당하지 못한 날. 더보기
- 사랑의 몽타주, 최유수 - (+)선물을 받는 내 기분은 그런 거다. ()가 말했다 그런거다. 나는 내앞에 놓인 이 선물과 편지 자체도 좋지만 물론 그렇지만, 이 선물을 사러 갔던 그 사람의 발걸음, 그 발걸음을 사랑한다. 책상 앞에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편지를 썼을 그 사람의 허리춤을 사랑한다. 그 사람의 시간에 내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선물을 받는 내 기분은 그런 거다. - 사랑의 몽타주, 최유수 - 더보기
- 이용한, 묘생 2 - (+)도망칠 것도 없이 이번생은 망했다. 도망칠 것도 없이 이번 생은 망했다 그러니 여기서 망가진 꼬리나 쓰다듬어야지 골목은 저렇게 아프고 아프지 않은 것은 것들은 돌아앉았으니 지붕을 베고 힘껏 잠들어야지 당신이 떠난 봄날에 죽은듯이 누워서 사랑한다는 문장이나 핥아야지 - 이용한, 묘생 2 - 더보기
-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안리타 - 이 밤 아래 모두는, 별은 슬픔을 엿보는 기억의 눈이랬지. 관음증 환자처럼, 기억은 종교랬지. 자꾸만 기대고 싶으니까, 우리는 자신의 몸 안에서 길을 잃었고, 걷고 걸었다. 몽유병 환자처럼, 모든 육신은 상처랬지. 이 밤 아래 모두는, 서로가 모르는 그믐달 자세로 잠이 들겠지. -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안리타 - 온도 더보기
<'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떤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금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해당 포스팅의 모든 권한은 온도에게 있습니다. 온도 더보기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 입술을 자꾸 놓치는데 그 아래서 평면으로 된 렌즈를 끼는 시간이 있고 내가 다섯 걸음 걷는 동안 한 걸음 걷는 할머니의 시간도 있죠 _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 - 온도 - 더보기
바닥, 문태준 가을에는 바닥이 잘 보인다 그대를 사랑했으나 이제 옛일이 되었다 나는 홀로 의자에 앉아 산 밑 뒤뜰에 가랑잎 지는 걸 보고 있다 우수수 떠렁지는 가랑잎 바람이 있고 나는 눈을 감는다 떨어지는 가랑잎이 아직 매달린 가랑잎에게 그대가 나에게 몸이 몸을 만질 때 숨결이 숨결을 스칠 때 스쳐서 비로소 생겨나는 소리 그대가 나를 받아주었듯 누군가 받아주어서 생겨나는 소리 가랑잎이 지는데 땅바닥이 받아주는 굵은 빗소리 같다 후두둑 후두둑 듣는 빗소리가 공중에 무수히 생겨난다 저 소리를 사랑한 적이 있다. _바닥, 문태준 - 힐러 - 더보기
같은 하늘, 엄지용 나란히 누워 밤하늘에 별을 헤아렸다 너는 여섯개의 별을 나는 열개의 별을 헤아렸다 너는 보지 못한 네개의 별을 아쉬워했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같은 하늘이었다 _같은하늘, 엄지용 - 힐러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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