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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잊은그대들에게

사람들은 왜 모를까, 제 12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_사람들은 모른다, 제 12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 힐러 - 더보기
새들이 울었던 자리가 있다, 주희 새들은 먹고사는 일 다 노래로 되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새들에게는 그 모든 것 하나라서 날갯짓의 과단함도, 저 그늘 속에 쉬어간다. 마음껏 울어도 받아줄 나무 있으니 사랑으로 건너는 일, 새에게 쉽다 하겠다. 나의 생애 또한 새처럼 자유롭다면 이 숲에 있는 모든 나무 사랑할 수 있으리라. 산길을 걷다가 산길 그 자체가 되고 싶었으나, 새가 되는 길을 물어 떠나려 했으나 먼 길 돌아와 앉은 이곳 내가 울고 있는 이 자리가, 새들이 울고 떠난 자리 인가 _새들이 울었던 자리가 있다, 주희 - 힐러 - 더보기
가을, 김지하 어지럼증을 앓는 어머니 앞에 그저 막막하더니 집을 나서는데 다 시든 낙엽을 밞으니 발바닥이 도리어 살갑구나. _가을, 김지하 - 힐러 - 더보기
같은 하늘, 엄지용 나란히 누워 밤하늘에 별을 헤아렸다 너는 여섯개의 별을 나는 열개의 별을 헤아렸다 너는 보지 못한 네개의 별을 아쉬워했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같은 하늘이었다 _같은하늘, 엄지용 - 힐러 - 더보기
참회록, 윤동주 - 사진 출처 : Unsplash, @selfim-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바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_참회록, 윤동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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