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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혁 - 뉘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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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눈이 펑펑 내렸고 정말 예쁘게 내렸고

우주 같았고

중력이 사라지는 것 같았고

천천히 별이 내리는 거 같았고

별이 내게까지 떨어져 슬프지는 않았고

하지만 눈물이 날 거 같은 기분이었고

친구랑 같이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눈을 구경했고

갖고 싶은 것들이 조금씩 줄고 있고

누군가와 같은 공간을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고

달력은 무의미졌고

원하는 시간을 살 것이고

불안하지 않고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고

사랑하는 사람에겐 자주 헤픈 사람이 되고 싶고

이전보다 끼니를 잘 챙기고 있고

장을 보며 먹어야 할 것들을 골라 담았고

새해 선물로 중절모 하나를 스스로에게 주었고

 

 

 

- 뉘앙스, 성동혁 산문집 -

 

 

 

 

 

 

 

 

뉘앙스:성동혁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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