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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ting

바다는 잘 있습니다, 이병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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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은 지금 여기 없습니다. 충분히 기억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내 목을 조른 사람이거든요. 처음부터 나중까지 오래 올 수 있으며 한참을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 지금 여기 없습니다. 내게 칼을 들이댄 적이 있는 사람이거든요. 내게서 벗겨진 것들은 그에 의해 다시 더 작은 파편으로 파괴되고 없습니다. 나를 어찌하려다 허공을 가르던 손톱으로 내 가슴 한가운데서 뭔가를 꺼내 가려던 그 사람을 세계는 이쪽으로 인도하여 나를 찾게 하지 말 것이며, 세계는 그를 앞만 보지 않게 할 것이며 그 사람을 거듭 그 사람이게 하지 말 것이지만 내게 공중에 버려지는 고된 기분을 여러 번 알리러 와준 그 사람을 지금 다시 찾으러 가겠다고 길을 나서고 있는 나를 나는 어쩔 것인가요.

 

 

- 우리는 안 괜찮으면서 괜찮다고 말합니다. 당신은 혼자를 핑계로 혼자만이 늘릴 수 있는 힘에 대해 모른 척 합니다. 누구든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겠지만 당신만은, 방에서 나와 더 절망하기를 바랍니다. 오래 전하지 못한 안부를 전합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_바다는 잘 있습니다, 이병률 작가

 

 

 

 

 

 

나의 바다는 잘있겠지. 나의 2020년 -

- 힐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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